예정일은 26일 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이벤트로 인해 출산이 앞당겨 졌다.
아마.
수술을 하게 될거라는걸 전날밤 짐작을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닥쳐오니 참.
먹먹 했다.
한번자면 기본 12시간 이상은 한번을 깨지 않고 자는 나인데.
새벽 2시에 잤는데. 새벽 6시에 자동기상.
호기롭게 "병원 문 열자마자 가서 의사랑 얘기해보자고!"라며 얘기해 중간에 잠들자니 금방 못일어 날것 같기도 하고.
제왕절개 후기 찾아보다 7시 30분쯤부터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
망삘을 약간 느꼈다.
아내는 살짝 잠이 깨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사실 슬슬 잠이 와서 잘 안들림)
알람 맞춰놓은 8시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내 정신은 아득해져만 가고.
결국 출발은 예상했던 8시 30분이 아닌 10시 30분에 출발.ㅋ.
이미 이번주들어 3번이나 찾아와서일까.
간호사선생님이 알아보시고 바로 산전실가서 상태(?)측정후 기다림없이 바로 의사선생님 면담.
"어제도, 오늘도 피가 조금씩 계속 보인다."
라는 얘기에 의사선생님도 적잖이 동공지진이 느껴진다.
일단 태동검사먼저 하자는 의견에 태동검사 진행.
역시나 태동은 이상없음.
다시 의사선생님 면담.
나 - 문 : "이 피가 어디에서 나오는것이냐, 원인이 무엇이냐."
의 - 답 : "태반일수도, 다른곳일수도."
나 - 문 : "출혈이 있어도 문제가 없는것이 확실하다 라고 하실수 있는가."
의 - 답 : "출혈이 어디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니 장담은 못한다."
나 - 문 : "어쩌라고."
의 - 답 : "오늘 할래?"
아내는 불안하게 계속 지내는것 보단 차라리 하고 싶다고 하여 37주 3일째에 제왕절개.
생각보다 빨랐다.
처음 역아라고 했을때 생각했던 수술 날짜보다도 열흘가량 빨랐다.
의사선생님과 "오늘 합시다!" 라는 얘기가 끝나고 바로 나와 입원동의서(?) 작성하고.
간호사선생님은 "1층에가서 이거 내세요"라고 했는데.
1층 어디????;;;;;;;
소아과 접수하는곳은 아닐테고, 태동검사 하는곳도 아닐테고.
맨날 한량마냥 앉아있는 안내양은 그시간따라 보이지는 않고.
남은건 원무과 하나인데.
혹시나.. 해서 들어가 종이를 보여주니 앉으란다.
이런저런 종이 서너장을 주며 동그라미친곳은 다 적으란다.
아.......
글씨쓰는거 진짜 싫은데.....
뭐 어쩔수 있나.
침착하게 초등학생마냥 다 적어넣고.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 긴장했나보다. 보호자연락처에 장인어른 연락처 적어야 하는거 아니야?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고 있었으니)
병실 선택의 시간.
1월 7일.
출산의 피크타임인 기간이라 병실이 있긴 할까? 라는 얘기는 했었지만.
와 진짜 없다.
3인실 하나 특실하나.
가격은.
3인실 - 50, 1인실 - 75, 특실 - 110
3인실 입실후 1인실이 나올경우 대기순번은 몇번인가 물어보니 대기 5번.
언젠간 1인실 들어가겠지.
3인실이요~
얘기하니 서류 건네주며 3층으로 가세요 하길래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동안.
"자연분만도 아니고 수술인데.첫날만 이라도 특실에서 있을까?"
라는 아내 얘기에 그래 그러자 하며 다시 원무과로....
특실에서 1인실로도 가능하냐는 물음에 가능하다 라는 답변을 듣고 "그럼 특실로...."
라고 말하는 순간 원무과에 걸려온 전화.
"아.. 특실 하나.. 아..... 나갔네요."
완전 나이쓰 타이밍 ㄸㄸㄸ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진짜 저때의 선택과 타이밍은 정말 너무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쨌든 3층으로 올라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데스크에 모여있는 간호사들을 보며 서류를 흔들어 보이자 반응하는 간호사분에게 서류를 드리니.
"산모님은 슬리퍼로 갈아 신으시고 저를 따라 오시고, 신발은 보호자분이 챙겨주시고 대기실에서 대기해 주세요." 한두번이 아니었겠지.
빠르고 정확하고 할말만 딱 한다.
역시 프로인가.
근데.
산모신발 챙기라고 하는데.
검은봉지.... 정말 요즘 보기 힘든 검은봉지.....
그래 운동화 덜렁덜렁 들고 다니는것 보단. 어디에라도 담아 다니면 되는거니 뭐.
그래 이거라도 주는게 어디냐. 긍정적으로 생각 하자.
대기실에 앉아 이제 어찌하나..........
뭘 해야 하나...........
잘 되겠지... 라는 생각할때쯤.
보호자분~
호출에 후다닥 달려가보니 벌써 환자복을 갈아입고 수술 들어간다는 아내.
간호사선생님들은 역시나 프로답게 빠르고 민첩하고 한치의 불필요한 동작따위 없이.
"산모님 지금 수술 들어가실꺼에요. 걱정하지마세요. 산모님 짐은 챙겨가세요."
하여 아내의 외투, 가방을 건네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외투 가방 건네 받을때 아내와 눈이 마주쳤는데.
한번 안아줄껄.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땐 왜 그럴 생각조차 못했었는지.
역시나 제정신은 아니었던걸로.
아... 나도 제정신 아니었을텐데 아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참 미안하다.
짐을 받아들고.
예약해둔 산후조리원에 전화걸어 입실날짜 확정받은시간이 오전 11시 51분.
디카를 케리어에 넣어둔것으로 착각.(아.. 가방에 있었는데...ㅠㅠ)
그렇다면 플랜B! 아이뻐 동영상 화질은 4K로 사진화질을 고화질로 설정하며 잠시나마 아이뻐7+로 바꾸길 잘했다며 뿌듯해함.
(나중에 느끼게 된것이지만. 뭐 아이뻐나 디카나 둘 다 뭐 하질이 뭐. 밝은곳에서나 뭐 좋지 뭐 실내 어둑한곳은 뭐 노이즈가. 에힝)
대기실에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해서.
복도를 왔다갔다 하다보니 의사선생님 들어가시는 모습을 목격.
이제 시작이구나..
조금 지나니 "XXX 보호자분"
와.
신기하다.
안울면 어쩌나 했는데.
운다.
오.
신기해.
내새끼라니.
2.86키로.
3일전엔 2.5키로였는데.
지애비 닮아 지 몸 걱정하니 순식간에 엄마 영양분 빨아 먹었나보다.(엄마는 하루전보다 1키로 줄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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